도채비꽃이 피기 시작하면 주절주절 비가 흩뿌린다. 오늘도 도채비꽃이 꽃봉오리를 막 터트리려 하니 온종일 안개를 휘감기며 비가 흩뿌린다.
도채비꽃은 여름비와 함께 찾아오는 꽃처럼 느껴지기 하다. 이렇듯 도채비꽃이 피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됨을 알려주는 꽃나무이기도 하다.
제주절물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서니 도채비꽃이 하나 둘씩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도채비꽃은 요술을 부리는 꽃이라 할 만큼 다양한 색으로 변한다. 꽃봉오리를 터트릴 무렵에는 연한 미색에서 초록색을 띤다. 그러다 며칠 만에 새하얀 백색의 꽃으로 변한다. 어느 날은 하늘빛으로 물들이다가 노을빛으로 변해간다. 붉은색을 띤 연한 자줏빛으로 변하기도 한다. 도채비꽃은 시들어도 아름답다. 화려한 아름다움이 아니 내면의 아름다움을 지녔다 할 만큼 그윽하다.
도채비낭의 헛꽃은 진짜 꽃 주의로 빙 둘러 나비처럼 꽃이 핀다. 헛꽃은 다양한 색의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모습에 제주에서는 산수국을 '도채비낭'이라 부른다.
산수국(山水菊)을 한자로 풀이하면 산과 물이 어우러진 곳에서 피어나는 국화를 의미한다. 산골짜기나 자갈밭에서 잘자라는 꽃나무로 키는 1m 정도 자란다. 꽃의 빛깔도 다양하고 아담하게 자라기 때문에 정원수로도 손색이 없는 우리 꽃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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