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새를 닮은 꽃을 아시나요?

 

 

 

송이풀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 마뇨소(馬尿燒)라고도 한다.

 -가을을 물들이는 '한라송이풀'-

 

올해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가을은 저만치서 다가서지 못하고 서성거리고 있지만,  한라산에는 가을꽃들이 만발하게 피어 가을임을 속삭이고 있습니다.

가을꽃이 풍겨오는 꽃향기에 한라산을 오르는 일은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한라산에는 단풍보다 가장 먼저 붉게 물들이는 꽃들이 있습니다. 한국특산식물인 가시엉겅퀴, 바늘엉겅퀴, 한라부추, 한라송이풀 좀향유  꽃들이 홍자빛으로 곱게 물들어 나그네의 마음에 불을 지핍니다.

 

그중에서도 한라산 능선 바위지대에서 온몸에 불을 지피듯 타오르는 전설 속의 불새를 아시나요? 

     
들꽃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신비로움이 깃든 꽃들이 있습니다. 오리를 닮은 '진범' 또는 새를 닮을 '수염가래'처럼 다양한 들꽃 중에는  불새를 닮은 한라송이풀이 한라산 기암절벽에 피어 전설 속의 불새로 되살아납니다.

 

온몸에 활활 타오르는 불꽃으로 자신을 태우며 가을을 알리기 시작하는  '한라송이풀'은 전생에 불새였나 봅니다.

 

매혹적인 날갯짓으로 붉게 물들이는 송이풀의 식구로는 송이풀을 닮았다 하여 나도송이풀,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구름송이풀, 솜털이 수북한 한라송이풀,  아직 만난 적이 없는 애기송이풀 등이 있습니다.

 

송이풀은 비가와도 폭풍이 몰아쳐도  꿋꿋하게 꽃잎을 활짝 피워 더욱 아름다운 자태를 뽐냅니다. 송이풀은 원예적 가치로도 손색이 없는 식물입니다.  도심 속 화단에 조경 된 식물들은 원예종으로 우리의 고유 식물이 아니라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송이송이 한 아름 피어나는 한라송이풀, 구름송이풀이 어여쁜 빛깔로 가을 들녘을 물들이 시작하면서 가을은 한창 깊어갈 것입니다. 도심 속에서도 송이풀을 접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