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

제주의 야생화 2월

제주영주 2009. 1. 18. 23:55
 

제주의 야생화 2월

-행복을 주는 꽃, 얼음새꽃-


언 땅을 녹이며 뒤척이는 2월, 대지는 희망을 안고 밤새워 뒤척이며 아름다운 봄을 잉태합니다. 한 줌의 겨울 햇살이 부스럭거리며 대지로 살포시 내려와 톡톡 두드리며 어서 일어나라 꿈들이여! 희망이여! 외쳐댑니다.


겨울 햇살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피어나는 들꽃이 있으니 그게 바로 복수초가 아닐까요? 복수초는 1월 말경부터 하나둘씩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면 전국의 들꽃 애호가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합니다.


이 꽃은 언 땅을 녹이며 꽃을 피운다 하여 얼음꽃, 얼음새꽃, 눈색이꽃 등의 아름다운 순수한 우리말 이름이 있지만, 복수초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복수초는 한자로 복 복(福)자에 목숨 수(壽)자, 즉 복을 받고 장수하라는 의미로 행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입니다.


복수초 종류로는 복수초, 세복수초, 가지복수초 등이 있습니다. 제주에서 피는 세복수초는

다른 지역에서 피는 복수초와는 달리 꽃보다 잎이 먼저 돋아나 무성하게 자라며 황금빛 꽃이 여러 송이 피어나 숲 속 가득 메워 환상의 봄을 열어 놓습니다.


초록 꿈이 몇 날 며칠 꿈틀거리더니 얼음새꽃이 꽃잎을 살며시 열려 행복을 전하며 봄을 깨우기 시작합니다. 꽁꽁 얼어붙었던 숲 속에는 노루귀, 변산바람꽃 등이 앞다퉈 피기 시작하여 꽃동산을 이룹니다. 짙은 녹색의 잎 위로 샛노란 꽃들이 송이송이 피어나 강렬한 대비를 이룹니다.


아름다움을 뽐내는 얼음새꽃이 화들짝 피어 버린 숲은 금세 금빛으로 곱게 물들어 마치 초록 풀무지 위로 노란 나비 떼가 날아와 앉아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듭니다. 이렇듯 얼음새꽃은 제주 자연의 주는 보석 같은 존재로 숲이든, 오름에서든 샛노란 꽃물결로 출렁입니다.


이 꽃은 제법 오래 꽃을 피웁니다. 햇살이 비치면 오므렸던 꽃봉오리를 활짝 열고는 화사하게 빛을 내며 앙상한 숲 속에 완연한 봄이 왔음을 알려 줄 뿐만 아니라 금빛의 꽃 바람으로 살포시 얼어붙었던 마음마저 열리게 합니다.


얼음새꽃의 강인함은 우리들의 닫혔던 마음에 화사한 빛으로 활력이 넘치는 생동감과 행복감을 안겨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