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겨울 바다가 아름다운 ‘함덕리’
한적한 백사장을 거닐며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마을, 시린 바다를 품은 오름이 내려앉은 마을,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여름날의 바다와는 색다른 겨울풍경으로 펼쳐진다. 파도소리와 바람 소리가 어우러져 한없이 울어대는 바다의 눈물이 한 줌의 겨울 햇살에 녹아내린다. 시린 바다 위로…
겨울 바다가 그리운 날, 오름과 백사장이 펼쳐지는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파도의 울림으로 시린 가슴을 단번에 싹 씻어줄 것이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는 도내에서 규모가 제일 큰 해수욕장을 갖추고 있어 전국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제주 시내에서 동쪽으로 약 14km 떨어진 자연마을이다. 5구로 형성된 이 마을은 행정구역상 전국 최대 규모의 인구가 밀집돼 있다.
조천읍 시흥리 해안도로와 함덕 해안도가 이어지는 곳에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 너머로 바다에 잠긴 '서우봉'이 반긴다. ‘함덕서우해변’으로 향하는 이 해안도로에는 어부의 삶을 느낄 수 있는 함덕 포구가 있다. 이 포구는 한때 병선을 감출 수 있는 포구였다고 한다. 해안도로가 개설되면서 옛 모습은 사라졌지만, 어부의 손때가 묻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다. 어부의 고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갯내음이 풍겨온다.
해안도로를 낀 포구를 돌아서면 ‘함덕서우해변’이 펼쳐진다. 이 해변과 방파제로 이어지는 곳에 암반을 뚫고 용천수가 나오는 2개의 물통 있다. 예전에 목욕과 빨래를 했던 곳을 원담 모형으로 재현하여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함덕서우해변으로 잇는 방파제는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북적거리며 불야성을 이룬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고운 백사장으로 유명한 ‘함덕서우해변’은 제주를 대표하는 해수욕장이다. 사시사철 변화무쌍한 모습에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함덕리 이봉언(49) 이장은 “지역주민들과 힘을 모아 환경을 보전하고 쾌적한 휴양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장은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해변 일대에 데크시설과 조명사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해변에는 올린여가 있다. 이여는 현무암으로 이뤄진 바위섬이다.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 자그마한 바위섬에 이른다. 여름철이면 이곳에서 수상레저인 카악을 즐길 수 있다.
‘함덕서우해변’은 촉감이 부드러운 백사장과 경사가 완만하여 여름이면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관광명소다. 1km에 달하는 백사장 위쪽으로는 넓은 잔디광장이 펼쳐진다. 이 잔디광장이 끝나는 지점에 ‘서우제당’이 있다. 이곳은 고려 삼별초의 난과 일제강점기에 살해된 원혼을 위로하기 위한 천도재나 위령제를 지내기 위해 세워진 곳이다.
특히 함덕리는 고려 원종 때 삼별초 군이 여몽 연합군과의 전투에서 참패해 피로 내를 이루었다는 민족항쟁의 처절한 격전장이었다. 또한, 4.3시대에 피비린내 나는 학살이 자행됐던 곳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함덕서우해변'이 끝나는 지점에 ‘서우봉’이라는 오름이 있다. 함덕리와 북촌 경계를 이루고 있는 이 오름은 20여 분이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서우봉 북사면으로 산책로 정비가 한창이다. 이와 관련해 함덕리 이 이장은 “북사면 산책로가 정비되면 이 오름을 한 바퀴 돌 수 있다”고 했다. 이 오름 둘레길은 내년 6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 오름 정상에선 한라산과 동부해안을 한눈에 아우를 수 있다. 이 마을에선 서우봉 정상에서 해마다 ‘일출제’를 열고 있다. 이 이장은 “함덕리를 찾는 도민과 관광객들을 위해 서우봉 정상에서 일출길트기를 시작으로 소원풍선 날리기, 국수장터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덕서우해변’으로 내려오는 길은 함덕리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 압권이다. 발아래 펼쳐지는 해변의 전경은 숨겨진 비경이다. 특히 한라산 서쪽으로 지는 노을과 고즈넉한 겨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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