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을탐방

제주시 끄트머리 ‘종달리’

제주영주 2015. 1. 28. 20:56

오름 그리고 해안 풍경이 아름다운 마을

제주시 끄트머리 ‘종달리’

 

초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은 영혼을 맑게 씻겨 준다. 마치 메말랐던 샘물이 졸졸 흘러 고단한 삶의 여정을 어루만져 주듯….

아름다운 해안도로와 지미봉 자락으로 펼쳐지는 종달리의 풍광은 평온하다. 나지막한 색색이 지붕들이 정겨움을 더해준다. 종달리(終達里)는 제주시 동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반농반어 마을이다. 종달리를 품고 있는 지미봉 역시 땅끝을 의미한다.

종달리 채영섭 이장은 “우리 마을은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아름다운 해안도로와 오름 군락이 산재한 마을”이라며 종달리를 소개했다. 구좌읍 종달리는 작고 아담한 마을이지만, 오름 규모는 제법이다. 제주의 대표적인 용눈이오름을 비롯해 손자봉, 거미오름, 말미오름, 은월봉, 지미봉 등 6개의 오름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하도철새도래지와 이어지는 종달리 해안도로의 비경은 일품이다. 소가 누워 있는 듯한 ‘우도’와 ‘성산일출봉’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종달리는 조개잡이 체험으로도 유명한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채 이장은 “효자 이영조를 비롯해 도지사, 판사 등의 많은 인물을 배출한 지역”이라고 자랑했다. 이영조 효자비는 일명 알개긋물, 상도리로 가는 길 입구에서 100m 지점에 있다. 효자 이영조는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잘라 어머니의 입에 수혈하여 어머니의 난치병을 낫게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종달리 마을 안길은 좁다란 돌담길로 이어진다. 그저 고요하고 평온하다. 어느 것 하나 제 잘 낫다고 우쭐대는 고층건물 없이 그저 소박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평온하다. 또한, 천연잔디로 조성된 종달리초등학교 운동장은 순박한 아이들의 눈빛을 닮아 싱그럽다. 아기자기한 돌담길을 빠져나오면 한 그루의 팽나무 쉼터가 반긴다. 팽나무 너머에는 갈대밭이 펼쳐진다. 이 갈대밭 길목에는 ‘수상한 소금밭’이란 자그마한 푯말이 세워져 있다. 종달리 갈대밭은 염전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특히 조선시대 종달리는 지역주민 반 이상이 제염업에 종사할 만큼 염전 마을로 유명했었다. 당시 왕성했던 제염업은 해방 후 육지 천일염이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북제군은 종달리 염전밭을 활용하기 위해 1969년에 32ha의 옥토를 만들었다. 이 일대 옥토는 1990년 때까지 논으로 이용됐다. 지금은 염전과 논밭의 흔적을 감추듯 갈대밭으로 변모했다. 가을날, 종달리 갈대밭은 또 다른 사색의 풍경을 선사할 것이다.

소금밭 일대에는 ‘종달리 웰빙소금밭 전시관’이란 건물이 눈에 띈다. 이 건물은 ‘염전 전시실’이다. 채 이장은 “종달리 염전기록물 등을 보존하기 위해 전시실을 건립 중”이라고 했다. 올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채 이장은 “우리 마을에는 70세 이상 어르신들이 230여 명 정도”라며 “‘장수마을’로도 선정됐다”고 했다. 장수의 비결은 노인들의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수 프로그램 보급과 더불어 노인복지가 잘 된 덕분이라고 했다.

채 이장은 “종달리 해안도로와 지미봉을 연계한 힐링 테마 사업을 추진하려 하지만, 행정지원 부족으로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종달리 마을길을 벗어나면 종달리 해안도로가 펼쳐진다. 하도철새도래지와 시흥리를 연결하는 종달리해안도로 구간에는 제주도의 이색적인 해안풍경을 맛볼 수 있다. ‘고망난돌 쉼터’와 갯바위 꼭대기에 배가 놓여 있는 ‘전망대’ 그리고 해풍에 말리는 ‘준치’, 쪽빛 바다 너머로 ‘우도’ 등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특히 가을날, 해국과 갯쑥부쟁이가 필 무렵이면 종달리 해안 비경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