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안에 내가 있네!

마음을 비우는 연습 여행 2

제주영주 2006. 6. 23. 08:51

6월 17일 토요일

 

목포에서 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8시 30분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김밥을 사서 고속버스 안에서 먹기로 했다.

광주행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로 갔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8시 45분 출발하여 광주에 도착하니 10시 5분이다.

 

 

 

광주고속버스 터미널은 내가 본 고속버스 터미널 중에서 가장 깨끗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5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광주에서 통영으로 바로 가는 고속버스가 떠나 후였다.  광주에서 통영으로 가는 고속버스는 3시간 간격으로 있었다.  여행할 때는  시간은 금이다.

계획한 대로 여행에 차질이 없어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광주에서 진주로 가서 진주에서 다시 통영으로 가야 한다.

광주에서 11시 45분 출발 진주에 도착하면 2시가 된다.

그러다 보면 점심 먹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우선 진주행 고속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

간단하게  햄버거로 요기했다.

 

 

진주행 고속버스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것은 푸른 산과 철철 흐르는 계곡물이 시원스레 펼쳐지고 논밭이 끝없이 펼쳐졌다. 

막내딸은 디카를 꺼내 논밭을 찍기 시작했다.  계단식 논이 보이면 찍어 달라고 했으나 제대로 담을 수가 없었다.

 

 

 

 

▲ 차창 안에서 본 논

 

논개로 유명한 진주에 도착했다. 진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통영으로 가는 고속버스를 탔다.

2시 15분 출발

 

산천초목이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다.  온통 세상은 초록빛으로 넘쳐 있다.

초록빛 깃발이 강물을 따라 이어간다.  섬진강이 보인다.  섬진강휴게실에서 잠시 내렸다.

섬진강을 눈앞에서 제대로 보고 싶었으나 그럴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다시 고속버스는 산천초목이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끼고 달리기 시작했다.

 

진주를 지날 때 명옥 언니가  더욱 보고 싶어졌다.

진주를 지나자 고성이 보인다. 고성은 공룡화석으로 유명한 곳이라서 기회가 된다면 막내딸을 데리고 가고 싶었던 곳이다.

 

고성 고속버스터미널 부근에 오자 제주의 알오름처럼 보이는 능이 보였다.

차창 안에서  몇 컷 담아 보았다. 

 

고성에서는 통영이 가깝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가고 싶었던 통영에 도착한다.

 

3시 40분 통영 도착

 

통영! 너무나 힘들게 먼길을 달려왔다.

 

계획에 많은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이 시간 정도이면 다도해를 유람하고 나올 시간이다.

 

우선 이 시간에 맞게 갈 만한 곳을 관광안내소에서 자문을 구했다.

함께 간 식구들이 걷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최소한 걷지 않는 것으로 선택해야 했다.

달아공원과 남망산공원이 좋을듯하였으나  여객선터미널에서 제승당로 가는

파라다이스호를 탔다.

 

 ▲  한산도

수루가 보이고 활터가 보인다.

 

이충무공의 자취를 찾아서 떠나는 첫 번째 여행지가 되는 것이다.

아름다운 푸른 섬이 많이 곳 통영이다. 바다라는 느낌이 전혀 없다.

잔잔한 호수 위에 점점이 떠있는 섬으로 보인다.

임진왜란 때 왜적과 싸웠던 곳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이나 평온해 보인다.

좌측으로 고동산이 한산도로 이어져 있다.

 

한산도 앞에는 거북등대가 보이고 우측으로 한산대첩 기념비가 보인다.

가는 시간은 25분 선착장에서 내리자 한사도 제승당으로 갔다.

 

제승당으로 가는 길에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꽃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 아닌데도

꽃이 살포지 웃고 있지 않은가. 우선 한 컷 담아 보기로 했다.

 

▲제승당에서 본 큰까치수영

 

하얀 꽃잎 총총히 피워내는 큰까치수영을 작년 6월에 제주에서 봤는데 올해는  통영 한사도에서 큰까치수영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아래서부터 총총 피워내면서 서서히 자그마한 하얀 꽃봉오리들이 조금씩 꽃잎을 열기 시작한다.

느긋하게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서둘지 않는다. 오히려 바닷바람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그래 나도 너처럼 느긋하게 걸어가야지 급하게 걸어갈 필요가 없지 않은가?

자연의 주는 사소한 바람마저 느끼면서 걸어가야지, 자연에 귀 기울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제승당에서 본 섬기린초

 

들꽃을 탐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들꽃은  들꽃과의 만남이란 주제로 담아주고 싶다.

 

총총 노란 별이 하늘을 향해 웃고 있지 않은가? 

잔잔한 바다를 향해 달려 갈듯 목을 길게 빼고 있지 않은가?

어쩜 섬기린초는 나를 보고 베시지 웃고 있지 않은가?

섬기린초는 작년 여름에 비양도에서 봤다.

올해는 통영 한산도에서 첫 대면을 하는 것이다.

이도 역시 나와의 우연한 만남이다.

우리는 어쩜 만나야 할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객들은 들꽃에 눈길을 주지 않고 바쁘게 제승당을 향해 걸어가고 있으나

나는 여기 와서도 들꽃에 빠져 있는 나 자신을 다시금 느낀다.

이러한 나를 본 막내딸  은혜가 엄마는 또 들꽃을 찍을 거야 한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마음을 비워다 하지만 보이는 꽃이라 렌즈 속으로 담고 싶어서 꽃 앞에 한참이나 서성거리자

막내딸 은혜가  엄마를 기다리면서 호수 같은 잔잔한 바다와 다도해를 바라보고 있다.

 

 

충무공 이순신장군께서 왜적을 크게 무찌른 수군의 본영으로 제해권을 장악하고 국난을

극복한 유서깊은 한산도대첩의 사적지 제승당으로 들어섰다.

 

 

 

 

충무공 영정 앞에 묵념을 하고 있던 은혜가

주머니 안에 있는 돈을 꺼내더니 모금함에 집어넣는다.

 

 

 

▲'이 수루는 일종의 망루로서 임진왜란 때 충무공이 이곳에 자주 올라 왜적의 동태를 살피면서

왜적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하여 달라고 기도를 하며 우국충정의 시를 읊기도 하던 곳이다.

또 이곳에서 오른쪽의 고동산, 왼쪽의 미륵산, 뒤쪽의 망산을 연결, 봉화, 고동. 연등을 이용하여

남해안의 적 동태를 파악하였다.

이 건물은  1976년 정화사업 때 한산만을 내려다볼 수 있는 현 위치에 고증을 통해 신축한 것이다.'- 라고 안내표지판에 쓰여 있다.-

 

이것으로 한산도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발자취를 조금이나마 느끼고 돌아왔다.

한산도에서 통영에 도착하니 6시 5분이 되었다.

 

아름다운 다도해가 점점이 떠있는 통영을 피부로 직접 느끼고 싶었다.

남은 시간을 이용하여 통영 8경 중의 하나라도 잠시 둘러보고 싶었으나

모두  피로에 싸여 있어  우선 숙소를 잡고 여정을 풀기로 했다.

 

 

 

 

▲ 수족관

 

저녁을 먹기 위해 여기저기 식당을 둘러보던 차에 수족관에 붙여 있는 물고기가 귀여워서

한 컷 담아보았다.

 

깜박이는 물고기 눈이 귀엽고 더구나 입이 앙증맞으며 마치 인형을 붙여 놓은 것처럼 깜찍했다.

여기저기 둘러보았으나 마땅하지 않아서 일식집에서 생선초밥과 알탕을 먹었다.

 

 

▲    통영해저터널을 걷는 막내딸 은혜

 

저녁을 먹고 나서 저녁바람을 쐬기 위해 통영해저터널로 갔다.

 

동양 최초의 바다 밑 해저터널로 길이가 483m 너비 5m 높이 3,5m이다.

양쪽 바다를 막고 바다 밑을 파서 콘크리트 터널을 만든 것으로 터널입구에 쓰여 있는

용문달양은 섬과 육지를 잇는 해저도로 입구의 문이라는 뜻이란다.

 

가도 가도 콘크리트벽만이 보일 뿐 특별한 것은 없었다.

동양 최초의 바다 밑 해저터널이라는 의미가 있을 뿐,

해저터널을 지나서 통영대교로 갔다.

 

▲ 통영대교

기대와 달리 찬란한  불빛이 아닌 적막감 속에 초록다리가 하늘을 지나가듯 이어져 있다.

 

 

 

▲ 통영야경

 

 

 바닷물 위로 비치는 오색 불빛은 제주의 야경과 흡사했다.

통영에서의 하룻밤은 고단한 여정을 풀기에는 좋았다. 우선 물이 콸콸 나왔기 때문에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다.

그러나 언니는 잠을 설치기 시작했다. 불면증으로 다시 시달리기 시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