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그리고 나 142

무더운 여름날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오름

[오름과 야생화 10] 여름을 노래하는 물레나물, 까치수영이 반기는 북오름 제주에는 크고 작은 오름들이 어우러져 물결을 이루며 독특한 풍광을 자아낸다. 오름은 저마다의 크기와 형태를 달리하며, 제주인의 애환과 다양한 동식물을 품을 뿐만 아니라 제주의 역사를 담고 있다. 산 생김새가 큰 오름은 웅장한 멋이 있고 야트막한 오름은 아담하여 또 다른 멋을 자아낸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 선인동 알바메기오름에서 덕천리 방향으로 약 2km로 달리다 보면 동서로 가로누운 야트막한 북오름이 눈에 띈다. 북오름은 동쪽 봉우리에서 ‘ㄷ’자로 구부러진 등성마루가 깊고, 커다랗게 북쪽으로 벌어진 발굽형 화구를 지난 화산체다. 화구바닥은 꽤 넓은 타원형 모양을 이루고 있다. 또한, 북오름은 동쪽에는 북오름굴이라는 천연동굴과 북동..

제주사람들의 정신적 모태인 '당오름'

[오름과 야생화 15] 울창한 숲길 사이로 칡꽃향기 그윽 무속신앙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제주시 구좌읍 송당(松堂)리. 송당이라는 마을 이름에서부터 '신당'의 뿌리가 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곳에 가면 제주인의 정신적 모태인 '신당'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신당은 제주 사람들의 근원을 확인할 수 있는 성스러운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신들의 머무는 곳, 신당이 있다는 데서 '당오름'이라 불리는 송당 당오름은 비고 69m로 정도 야트막하다. 오름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단순한 탐방만이 아님을 전하듯 당오름 전사면에는 해송과 삼나무 등으로 빽빽하게 우거져 있다. 그리고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나 있지 않다. 정상을 향해 발길을 옮길 수 없지만, 오름 기슭을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1.36km의 산..

더위와 피로를 풀릴 수 있는 오름

솔향기 그윽한 오름길...샘이 있어 좋다 간밤에 내린 비로 초목은 한층 푸른빛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숲 사이로 풀잎을 어루만지며 숲길을 내는 바람에 안식하고 싶은 계절이다. 울창한 숲길로 향하는 발길, 샘이 있는 오름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명도암 마을 안쪽에 자리 잡은 아담한 안새미오름. 이 오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샘을 품고 있다. 안새미오름 북쪽 기슭으로 수량이 풍부한 샘이 있다. 제주에는 이처럼 샘을 품고 있는 오름이 많다. 봉개동 절물오름, 대흘 새미오름, 송당 거슨새미오름, 애월 산새미오름, 한림 새미소 등이 있다. 특히 안새미오름 기슭에서 솟는 샘은 3단계로 나뉘어 있다. 식수, 허드렛물, 우마용 물로 구분되어 마을에서 유용하게 사용됐음을 짐작게 한다. 식수로 사용됐던 샘은 쌀을..

피뿌리풀로 유명한 아부오름은 옛말?

25780 지난해 촬영했던 피뿌리풀 피뿌리풀로 유명한 아부오름은 옛말? 피뿌리풀 떠난 자리엔 노란 개민들레만 무성 오월의 바람은 오름 능선을 타고 찔레꽃, 아카시아 꽃향기로 제주의 들녘을 물들인다. 가는 곳마다 꽃향기, 풀향기 묻어나는 제주의 풍광은 늘 새롭다. 좁은 땅덩어리에 한라산을 중심으로 징검다리처럼 이어지는 오름, 저마다 독특한 형태로 자연의 신비를 빚어내고 있다. 또한, 오름에는 제주의 들꽃이 철 따라 무수히 피고 지고 있다. 이는 자연의 준 선물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소중한 선물을 제대로 보전하지 못하고 있다. 아름답다고 하여 또는 귀하다 하여 자신의 정원으로 옮겨가는 몰상식한 이들의 손에 의해 오름에서 또는 곶자왈에서 희귀식물이 사라져 가고 있다. 특히 제주특산식물, 희귀식물, 난초과..

삼의악

오월의 詩 눈송이처럼 한 아름 피워 올린 아그배나무 그늘에서 오월의 詩를 듣는다 신록은 푸르러 가고 산새들은 저마다 초록 휘파람을 불어대며 오월의 詩를 읊조린다 세월은 푸르러 가는 산길에 묻어두고 오름 오솔길을 걷는다 스치는 풀꽃마다 벗 삼아 동행하는 오솔길엔 풀향기 가득하여라 그리운 것은 감미로운 노랫소리로 아그배 꽃향기에 숨어들고 아그배 꽃향기 흩날리는 오솔길에는 오월의 詩가 무르익어간다. 삼의악 산책코스가 조성되면서 녹색 투어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의악은 5.6도로변 제주국제대학교(구 산업정보대학)를 지나 경찰청 사격장 쪽 입구에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삼의악 도보여행 코스는 삼의악-고사리평원-참나무숲길-칼다리내-수국오솔길-삼나무숲길-밤나무숲길-진지동굴까지 이어진다. 삼..

농부의 아낙을 닮은 둔지오름

둔지봉 농부의 아낙을 닮은 달이 한동리 산 40번지에 뜬다 뱀처럼 휘어진 농로 너머로 등 굽은 초승달이 걸쳐있다 척박한 들녘에 허기진 배를 움켜쥔 채 하얀 쌀밥 같은 찔레꽃으로 배를 채우는 둔지봉 오름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또는 오름길을 어떻게 선택했느냐에 따라 오름에서 풍겨오는 이미지는 색다르다. 오름 표지석 앞에 차를 세워두고 그저 오름을 오르는 것을 목적에 두지 않는다면, 오름길을 따라 펼쳐지는 오름 풍광을 가슴에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둔지봉은 북‧서쪽에서 바라보면 삼각형 모양으로 봉긋 솟아있다. 그러나 남쪽에서 바라보는 둔지오름은 초승달처럼 능선이 부드럽게 펼쳐진다. 이 오름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는데, 송당에서 평대 방향으로 약 2km 지점 왼쪽 농로에 들어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