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그리고 나 142

능선이 아름다운 오름 '따라비'

▲ 은빛 억새와 조화를 이루는 따라비는 가을을 대표하는 오름이라 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따라비능선에서 바라보는 오름군 ▲ 보는 방향에 따라 느낌이 시시각각 색다르게 다가오는 따라비 가을이면 한층 은은하게 불어오는 갈바람 속으로 은빛 지느러미들이 파닥이는 들판으로 뛰어들고 싶어진다.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하얀 손을 흔들며 환영하는 은빛 물결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은빛 지느러미가 돋았는지, 출렁이는 오름 능선 따라 유영(游泳)하듯 은은한 가을 속으로 젖어 든다. 은빛으로 물들어가는 가을들녘을 누비며, 아름다운 곡선미를 자랑하듯 멋들어지게 가을볕에 누워있는 따라비오름을 오른다. 은빛 가을 속에서 가을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이 가을에 아름다운 오름과 들꽃의 향연을 찾아서 은빛 물결 출렁이는 들녘..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비치미

휘파람 불며 이 오름 저 오름 누비는 가을바람처럼 양팔을 벌려 하늘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날아오르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비치미~ 비치미~ 이름만 불러보아도 아름다운 오름, 비치미오름을 오른다. 비치미오름을 한 번이라도 올라본 사람이라면 다시금 찾게 된다. 가을꽃들이 정갈하게 피는 오름으로 꼽을 수 있다. 비고 109m로 그다지 높지도 낮지도 않아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민틋한 풀밭 오름이라 아이들과 함께 올라도 좋겠다. 번영로(97번 도로)를 타고 대천동 사거리에서 표선면 성읍리 방향으로 2.3km 지점의 도로변 좌측에서 남쪽으로 가로 누운오름이 보인다. 성불오름이 끝나는 지점 맞은편 부성목장으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면 작은 개울이 나온다. 개울을 지나 목장 길을 따라가다가 좌측으로 나 ..

미리내 흐르는 곳으로...

△ '소망의 음표' △'천국으로 향하는 계단' △ 엄숙한 기도 속에 탄생되는 하루 △ 6시 10분 '가을의 첫느낌'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별들이 까만 밤하늘에 총총 빛을 발하며 아름답게 수를 놓고 있는 성판악 광장. 고개가 아프도록 하늘을 쳐다보지 않아도 정상에 서면 우리의 가슴 속에도 미리내가 흐르겠지. 미리내를 건너 별처럼 영롱한 빛으로 세상을 밝히겠지. 별 바라보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백록담 속에 잠긴 은하천이 보고 싶었다. 손을 뻗어 은하수를 끌어당길 수 있는 한라산, 정상에 서면 틀림없이 은하수를 끌어당길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별들이 총총 백록담으로 내려올 듯하다. 반짝이는 별빛을 머리에 쓰고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한발 한발 내딛는다. 바람도 깊은 잠에 빠져버린 숲, 나무도 풀잎도 깊은 잠에..

겨울을 찾아서 한라산으로 가다

겨울을 찾아서 한라산에는 눈새가 있습니다. 올겨울은 겨울답지 않다. 겨울이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버린 듯 겨울 속의 봄을 맞이해야 한다. 그런 덕분에 복수초도 어느 해보다 일찍 피어 반긴다. 하지만, 겨울의 흑과 백의 진미(眞美)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 겨울은 가을과 봄 사이에 숨어 버렸는지 자취를 감췄다. 사라져 버린 겨울을 찾아서 떠나고 싶은 마음에 밤새 도둑눈이 내렸으면 했다. 설의(雪衣)로 갈아입은 한라산이 그리웠다. 며칠 궂은 날씨가 연일 되더니, 한라산은 마치 나니아 연대기에서 장롱문을 열면, 온 세상은 흰색만이 존재하는 백의 세상처럼 마법에 걸렸다. 색다른 겨울 한라산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문 밖을 나선다. 아침 일찍 출발할 수 없는 관계로 어리목 코스로 윗세오름까지 가기로 했다..

지구별을 닮은 오름

지구별을 닮은 오름 아름다운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보입니다. 다랑쉬오름 곁에는 작고 아담한 오름이 있다. 마치 어린 왕자가 사는 별처럼 앙증스럽다. 아끈다랑쉬오름은 다랑쉬오름에 ‘아끈’이란 접두어가 붙은 것이다. 제주어로 ‘아끈’이란 ‘작은’을 뜻한다. 우뚝 솟은 다랑쉬오름에 비해 작고 앙증맞다. 아끈다랑쉬오름은 비고가 58m로 나지막하다. 원형 분화구를 가지고 있으나, 정상과 분화구 기복 차가 거의 없다. 아끈다랑쉬오름 정상은 고즈넉하다. 겨울 오후의 바람은 은은한 금빛을 입에 물고 부는가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바람에 눕는 풀섶마다 금빛으로 물들일 수 있을까? 보라! 찬란하게 물든 겨울 한나절의 오름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노랫소리를, 서걱거리는 바람 소리에 눕는 저 풀잎의 노랫소리가 황폐한 ..

가을 한라산

가을볕도 꽃이 되어 핍니다. [꽃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 오색단풍으로 물들어가는 한라산 ▲ 푸르도록 푸른 하늘과 오색으로 물든 단풍이 산나그네의 마음을 훔칩니다. 한라산의 가을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가을꽃은 아직도 피어있는지 궁금했다.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발 한발 내디디며, 오색물감으로 물들어가는 가을 산으로 젖어든다. 눈부시게 피어나던 들꽃은 자취를 감춰 버렸는지, 쓸쓸한 갈바람만이 나그네의 마음을 흔들어댄다. 한 송이 들꽃이라도 만났으면 저절로 힘이 솟아 날듯하다. 그런 나의 바람은 저버리지 않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서야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살며시 보여주는 좀딱취꽃이 피어 반긴다. 흰 손을 흔들며 반겨줌에 힘이 절로 솟아난다. 좀딱취꽃은 봄부터 자신의 모습을 살며시 드러내 보였으나, 여..